좇소기업 면접 후기

2024. 10. 16. 04:58내이야기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누가 면접 후기를 남긴 걸 보고, 나도 생각난 김에 그동안 당한 거지 같은 면접 후기들을 정리해보려고 해.

1. 정말 잣 같았던 "커튼 회사" 면접

IMF를 겪었던 나에게 경제가 좋았던 적은 없고, 항상 구인난만 있었다. 그래도 직업은 필요했지만 이력서를 넣을 만한 곳이 없어 급하게 집에서 가까워 보이지만 시골에 있던 커튼 회사에 지원했다. 면접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고 가보니,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직원이 나를 마중 나오더라. 차 없으면 출퇴근이 불가능한 곳이었어. 어쨌든 회사에 도착해 면접을 봤는데, 급여가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달랐다. 퇴직금이 급여에 포함된다는 얘기를 듣고 "이거 불법 아닌가요?"라고 물었더니, "회사마다 룰이 다르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회사에서는 나를 마음에 들어 한 것 같았지만, 나는 출퇴근 문제와 급여 때문에 안 다니기로 결심했어. 그래서 "퇴직금이 급여 포함인게 걸린다"라고 조심스럽게 인사담당자한테 말했더니 "회사가 일할 사람을 뽑는거지 일할 사람이 회사 결정하는거 아니에요" 이렇게 말을 하더라. 이 말은 자기들이 갑이란 말 아닌가? 어차피 되도 다닐 생각 없고 없었던 정마져 떨어져서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며칠 후,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 다짜고짜 "생각해봤냐"고 문자가 왔다. 대충 짐작했지, 그 회사 사장이겠거니 하고. "퇴직금이 급여에 포함되면 안 가겠다"고 답했지만, 그 후로 답이 없더라. 어이없어서 웃음만 나왔어.

2. 사기꾼 같은 회사

단기 알바를 찾고 있던 중, 부동산 관련 회사에 면접을 갔는데 모델 하우스에서 면접을 보게 됐어. 분위기가 뭔가 쎄했다. 별로 안친했던 친구에게 다단계에 끌려간 적이 있어 그런지, 면접을 받는 동안 다단계를 연상케 하는 느낌이 팍 들었어. 내 차례가 되자 "뭔가를 팔아야 한다"는 느낌이 확 들었고, 나랑 안 맞는 것 같아 바로 나왔지. 대기 중인 사람들이 어려보였던 걸 보니 내심 걱정도 됐지만, 뭔가 쎈 느낌이 드는 곳은 가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이었어. 나중에 알고 봤더니 전화로 부동산 투자하라고 권하는 그런 회사였던거야. 이런 회사 대부분 사기꾼 회사라더라.

3. 남자친구와 결혼 계획?

정말 10개의 회사 면접을 봤다면, 8곳에서 "남자친구가 있냐", "결혼 계획은?" 같은 질문을 받았어. 진짜 지겨웠다. 내가 입사하자마자 결혼해서 청첩장을 뿌리고 휴가 내고 임신하고 육아휴직까지 쓸까 봐 그런 질문을 하는 건가? 그런 질문을 받는 건 불쾌할 수밖에 없더라. 그래서 그런 질문 받을때마다 결혼계획 있다고 뻥쳤어 (없었는데 ㅋㅋ) 그러면서 육아휴직 있나요? 이랬더니 그건 좀 힘들다는 식으로 말해 없다고는 말 안하고 (불법이니깐). 이게 좇소의 현실이야. 그러면서 나라에서는 애 낳으라고 지랄 ^^

4. 대기업 물류센터 면접

대기업 물류센터에서의 면접은 총 8명이 있었어. 엑셀 관련 질문이 나왔고, 나는 "잘 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대답했지. 그런데 갑자기 면접관들 중에 한분이 그렇게 자신있으면 실무 면접을 한번 보자라면서 실무 면접을 보게 됐어. 문서 하나를 보여주더니 똑같이 만들어 보라고 하더라. 제한 시간 내에 끝내지 못해서 결국 떨어졌지. 웃기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어. 그래도 여기 참 좋은 기억이 있는게 인사담당자가 혹시나 여기 떨어져도 너무 낙담하지 말라는거야. 생각보다 많은 지원자들이 몰려서 여기있는 분들이 10:1을 뚫고 면접까지 오게 된거라고. 여기까지 온거 정말 대단한거라며 긍정의 힘을 주셨어.

5. 수원에서 서울로 간 면접

여기는아스크림 관련 대기업 면접이였어 (계약직). 수원에서 서울까지 가는 길에 서울까지는 잘 와놓고 버스를 잘못 타서 면접에 늦었어. 거의 1시간 늦었나봐. 시간 계산도 잘못해서 타이트하게 출발해서 버스만 잘 탔어도 제시간에 도착했을꺼 같았는데. 내가 원래는 면접 1순위였는데 마지막 순서로 바뀌었지. 인사팀 담당자가 왜 이렇게 늦었냐며 몹시 안타까워하더라. 면접관들한테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질문을 받는데 나보고 취미가 뭐냐고 해서 인터넷 서칭이랑 쇼핑 하는거라니깐 인터넷에는 시계 잘 보이는데 늦으셨네요 이렇게 말씀하심.. 안그래도 늦어서 떨어지겠다 했는데 막상 면접관한테 그 소리 들으니 눈물이 그렁 그렁 했음.  하필 이력서에도 시간 약속 잘 지킨다고 썼는데.. 이 회사랑은 안될 운명이였나봄. 늦은 내가 백번 잘못한거지만 안그래도 떨리는 면접에 꼭 그렇게 면전에 대놓고 말씀하시면 제가 너무 슬프잖아요. 진짜 뻥 안치고 면접보고 나오면서 울었음.

6. 또 다른 대기업 면접

이번에도 대기업 면접이었는데, 앞서 언급한 대기업들은 모두 계약직 면접이었어. 이 대기업도 계약직이였고. 나는 이력서로는 90% 이상 합격했지만 면접이나 인적성에서 늘 떨어졌지. 암튼 여기 면접관이 3명이었고, 면접생도 3명이었어. 그런데 나에게 온 질문이 집중되더라. 아빠가 은행에 다니셨는데, 아빠에 대한 질문이 과도하게 많았어. 마치 내 면접이 아니라 아빠 면접 같았지. 결국 나는 떨어졌고, 왜 그렇게 아빠에 대해 질문을 많이 했는지 궁금하더라. 대출이 필요하셨나?

 

7. 또 다른 대기업 면접

여기도 대기업 계약직 면접이였는데 시사에 관련 질문을 하시더라고. 유일하게 내가 대답했는데 한글자를 틀리게 대답했어^^;; 쪽팔리니깐 그게 뭔지는 말 안할게. 그래도 유일하게 내가 대답했으니 내가 합격하겠다 했는데 떨어졌어. 염병. 내 생각에 그 날 면접 본 사람들 다 떨어트리고 새로 다시 면접 본거 아닐까 싶어.

 

8. 동네 회사 면접

여기는 내가 취업알아보던 중에 2주 단기 알바 했던 곳인데, 여기 팀장님 한분이 나를 되게 마음에 들어하셨어. 그래서 내가 취업 알아 보던중이였던거 아시고 자기네 회사 한번 면접보지 않겠냐는거야. 그래서 정식으로 면접을 봤는데 내가 원하는 급여가 얼마나 물어보셔서 나는 얼마를 원한다라고 말씀드리면서 그정도 맞춰 주실수 있냐 했더니 본인의 가치가 그정도라고 생각하냐고 가치를 잘 판단해서 결정하라는거야. 그러면서 자기 가치를 내리지 말라고. 여까지는 뭐 좋은 조언이라고 생각하는데 떨어트림 급여에 대한 일말의 말씀도 없으시고. 근데 이 회사는 합격해도 별로 가고 싶지 않은게 내가 알바하는 동안 같이 있던 여직원 둘이 여기 성희롱 성추행 이런게 많았다는거야. 면접본 팀장님 말고 임원들이 그랬었대. 성추행 때문에 그 전에 계셨던 두분이 그만두셨다고. 나랑 같이 일했던 여직원 두명도 그만 둘 생각을 하고 있었어. 한명은 이미 그만둔다고 얘기 해둔 상태였고 한명은 눈치만 보고 있었지. 뭐 지금은 다 좋은데 잘 다니나 모르겠네..

 

 

 

썰 진짜 많은데 또 생각나면 풀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