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이기심: 실연의 교훈 (실연에 대처하는 방법)

2024. 10. 16. 04:09내이야기

 

2018년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1년 반 정도 만났던 미국인 남자친구에게 그동안 쌓였던 모든 불만을 털어놓으며 길거리에서 헤어지자고 말했다. 날짜가 크리스마스 이브라 기억이 더욱 생생하다. 그는 정말 착한 사람이었지만, 그게 전부였다. 너무 이기적이었고, 짠돌이인 그에게서 나의 화를 이끌어낼 만한 행동이 많았다. 예를 들어, 해장국을 먹으러 가자고 하니 '개고기 같아서 싫다'고 했고, 씻지 않고 침대에 누우면 자기 몸이 가렵다며 이불을 다 빨래에 돌리곤 했다. 식당 갈때마다 비싸다고 투정을 부렸고 항상 싸구러 고기집만 선호했다. 같이 여행 갔을때도 그가 비행기랑 숙소를 다 냈지만 막상 가면 그 외에 비용은 내가 전부 내야 했다. 하지만 생색은 그가 항상 냈었다. 내가 정성스럽게 만든 음식이 맛없다고 대놓고 말하기도 했고, 엄청 추운 날에만 꼭 밖에서 데이트를 하게 만들었다. 그는 매번 다쳐서 병원에 가야 하는 일이 생겼고, 운동을 잘 하지 않으면서 격렬한 스포츠만 즐겼다. 내가 보고 싶은 영화가 생겨서 같이 보자고 하면, "우리가 그동안 많이 봤으니 이제 그만 보자"는 식이었다. 크리스마스에는 몸이 아프다며 선물 교환만 하자고 했다. 한국에서 크리스마스는 연인과 함께 보내는 날인데, 그걸 이해하지 못하는 듯했다.

 

우리는 장거리 연애여서 (2시간거리) 중간 지점에서 만나 파리바게트에 들어가 커피를 마시고 선물 교환 후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던킨도너츠에서 한정판 케이크를 꼭 사야 한다고 했다. 아프다고 하더니. 그래서 나도 내 케이크 하나 사달라고 했고, 부모님과 나눠 먹을 거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자기 케이크 반을 잘라 주겠다고 했다. 이게 말이 케이크이지 손바닥만한 작은 빵이었다. 부모님과 나누고 싶다고 했지만, 결국 부모님에게는 우리가 먹다 남긴 걸 가져다 드리는 것 같아 반 자른케익은 싫다고 말했다.

 

생각의 차이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때 너무 화가 치밀어 올라 헤어지자고 말했다. 우리는 여기까지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저건 단편적인 부분이다. 정말 많은 일이 있었고, 나는 수백 번 참았다. 내가 화를 낼 때마다 나는 분노조절장애 여자가 되어 있었고, 그는 내 친구에게 내 뒷담화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그 남자의 지인들에게 '분노조절장애와 케이크를 안 사줘서 땡깡 부리는 여자'로 비춰졌던 것이다. 여러 가지 일이 있었고 헤어짐을 수없이 다짐했지만, 케이크가 촉매제가 된 건 맞다. 그 케이크는 만천 원짜리였고, 내가 충분히 살 수 있는 금액이었지만, 나는 명분을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그건 내 생각일 뿐.

 

어쨌든 서론이 길었다.

사실 이 남자와는 결혼 얘기가 오갈 정도로 진지하게 만났기 때문에 헤어짐의 아픔이 정말 힘들었다. 다시 연락해볼까 고민하다가 결국 진짜로 끔찍한 상황을 겪었다. 그가 "내가 너를 사랑하는지 모르겠어. 다른 여자를 만나보면 알 것 같아"라고 말했을 때, 아, 이 사람은 나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구나 깨달았다. 그래서 우리는 여기까지인 것 같다고 생각하고 정리하려고 했는데, 그 후 다른 여자와 만나다 잘 안되니 다시 연락해서 "아직도 너를 사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이미 마음을 정리했으니 연락하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몇 달 후, 그가 현재 만나고 있는 여자에 대해 고민 상담을 하러 연락해왔다. 그는 그녀를 사랑한다고 말하며 고민을 털어놓았다. 사회성이 부족한 그는 친구가 없어서, 내게 고민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다.

 

결론적으로, 헤어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남자와 헤어진 후, 정말 힘들어 했을 때 찾아본 위로의 문구들이 있었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습니다. 그런 사람에게 마음 아프라고 부모님이 낳으신 게 아닙니다."
"이래도 후회 저래도 후회하느니 차라리 해보고 후회하세요."
"아닌 인연을 끝까지 잡아봐야 아니다."
"차분히 지나고 생각해보니 잘 헤어졌다고 느껴집니다."

 

착한 게 전부였고, 그는 너무 이기적이었다. 썰이 정말 많은데… 내 글을 볼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당장은 힘들겠지만, 3일, 1주일 이렇게 버텨가다 보면 결국 괜찮아진다. 그리고 잊지 마세요. 나는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