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4. 23:44ㆍ미국여행
LA 여행 1탄 : 국제 미아 될 뻔한 이야기
작성일 : 2023년 10월 30일 월요일
여행일 : 2018년 10월 23 - 2018년 11월 28일 미국 여행 중
※ 이번 포스팅은 여행 얘기가 아닌 내가 겪은 경험 얘기 위주로 쓴다.
앞에 캐니언 포스팅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나는 이미 핸드폰을 잃어버린 상황이였다.
다행히 라스베가스에서 LA 유니온 스테이션까지 가는 메가버스는 미리 예매해 둔 상태여서 라스베가스 숙소에서 버스터미널까지 가는건 어쩔수 없이 호텔 앞에 정차 해 있는 일반택시를 이용해야 했다.
여기 택시타면서 일화가 있는데 택시기사가 나보고 어디서 왔냐고 물었다.
South Korea 라고 대답해야 하는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실수로 North Korea 라고 했다. 정말 아무 생각 없었고 LA 도착해서 숙소까지 어떻게 가야 하나 그 걱정뿐이 없었다. 근데 내가 North Korea 라고 대답 한 이후에 택시기사는 나에게 더이상 말 걸지 않았다. 나중에 내가 다시 'I am from South Korea' 라고 정정 했지만 이미 그 분은 나를 북한사람으로 생각 했는지 대답이 없었다 ㅋㅋㅋ
어쨌든 택시로 다행히 버스터미널까지 왔는데 버스를 타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잘 기억은 안나지만 10분도 안되는 거리의 택시비로 팀 포함해서 30불을 넘게 줬던거 같다)
라스베가스에서 LA 까지는 버스로 5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였던걸로 기억 한다.
근데 이게 하늘이 도와주신건지 어쩐건지 모르겠는데 버스정류장에 나처럼 일찍 와서 기다리는 동양인 아저씨가 계셨다. 다리를 쩔뚝 거리시고 나이도 지긋하시고 옷차림도 깔끔하지 못하여서 나는 노숙자인줄 알았다. 근데 나보고 한국인이냐고 한국어로 물으시는거 보고 한국인이란걸 알았다. 그분도 LA에 사신다고 나랑 같은 버스를 타고 가신단다. 난 이때까지 사실 많이 경계했다. -난 엄청 의심도 많고 낯선 사람을 많이 경계 하는 편이다-
어쨌든 버스 시간이 됐고 버스를 타는데 (버스는 지정석이였다) 내 옆자리에 앉은 어떤 흑인여성분이 "네 친구랑 너랑 같이 앉을수 있게 자리 바꿔줄게" 이러는거다. 아저씨랑 대화 하는걸 봤던 모양이다.
아저씨랑 같이 앉아서 5시간 동안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는데 아저씨는 LA 이민 1세대 분이신거 같았다. 아들들이 다 교표였던듯. 아들들 잘 다 키우시고 가끔 심심하면 이렇게 라스베가스에 와서 1박하고 게임하다 가시는데 그날은 돈을 다 잃고 가시는거란다.
아저씨 사정을 듣고보니 풍인가?(자세히 기억안난다) 오셔서 한쪽 다리랑 팔이 마비되셨다고 했었다.
나도 아저씨한테 내 사정을 다 말씀드렸다. 핸드폰도 잃어버렸고 숙소까지 어떻게 가야 하는지 막막하다고. 아저씨한테 숙소 주소를 보여줬는데 - 여기서 숙소 주소는 라스베가스 호텔 피씨 룸에서 돈 주고 내 이메일에 저장되어 있는거 프린트 했다. 여행tip : 혹시 모를 상황이 있을수 있으니 웬만한 예약 정보는 다 프린트 해 가자.
아저씨 말씀으로는 어디 역에서 내려서 어떻게 가면 된다고 걸어갈수 있을 거리라고 말씀하셨다. 아저씨랑 LA 유니온 스테이션 도착해서도 지하철을 같이 탔는데 아저씨가 나보다 먼저 내리셨던걸로 기억 한다. 얼굴에 나에 대한 근심걱정이 한가득 하셨다. 난 아저씨 말을 믿고 걸어가보기로 했다. 미국은 집찾기 쉽다며??ㅋㅋㅋ 근데 초행길인 나한테 너무 어려웠다. -아저씨 페이스북이라도 물어볼껄 그랬다.. 잘 지내시는지 궁금하다 5시간 넘는 시간동안 정이 들었다 (나혼자..)-
다행히 숙소랑 가까운 역에 도착했는데 시간이 밤 6~7시가 되어가던 중이라 깜깜해지고 있던 상태였다. 근데 왜이렇게 무서운거야 ㅠㅠ 극강의 공포감에 떨며 아무나 붙잡고 숙소 주소를 보여주며 이쪽으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었는데 대부분 사람들은 몰랐다..
그냥 되는대로 일단 걷다가 택시 타자 했지만 우버가 일상인 곳이라 택시따윈 눈에 보이지도 않았다. 진짜 한참을 걷는데 사람들도 안보이고 난감하던 차에 앞에 젊은 멕시칸으로 보이는 남자애들 두명이 지나가길래 걔네 붙잡고 여기 가야 하는데 핸드폰이 없다. 어떻게 가야 하냐? 이랬더니 우버 부르란다. 아니 폰이 없다고 ㅠㅠ 나 핸드폰을 잃어버렸어.. 이랬더니 옆에 있던 친구는 도와주고 싶은 눈치였는데 선약이 있었는지 "잘 모르겠는데 이쪽 방향 같아"라고 알려주길래 일단 그 방향으로 무작정 걸었다..
아.. 그나마 다행인건 한인 타운에 있는 민박집 숙소였던거. 아무렇게나 쭉 걷다보니 약간 번화가? 다운타운같은 곳에 도착한거 같았다. 거기에 한국인 커플을 발견하고는 나 여기 가야 하는데 어느방향이냐 핸드폰이 없어서 우버를 부를수가 없다 했더니 우버 부르란다.. 아니 방금 핸드폰 없다고 말씀드렸는뎅..ㅠ..ㅠ 그분들도 잘 모르겠다고 하셔서 난 또 무작정 걸었다......
국제실종사건 발생 할 뻔한 사람.. 그게 나에요..
어찌 걷다 보니 너무 깜깜한 곳. 불 빛 하나 안보이는 곳에 도착했는데... 지나가는 사람도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굉장히 위험한 동네가 아니였나 싶다.
나는 이대로 실종되어 사라지는구나.. 라는 생각이 막 들었는데 마침 저 앞에 또 멕시칸 아저씨가 지나가는거다!!! 조금 무서웠지만 조금의 희망을 찾아야 했으므로 아저씨 붙들고 또 내 사정을 말했더니 핸드폰을 뒤적이더니 나를 데려다 주려고 하셨다. 너무 감사하게도..
근데 마침 그때, 저 앞에 한국인 교포 언니들처럼 보이는 3명이 걸어오더라.. 그 멕시칸 아저씨가 저 사람들 한국인 같은데 한번 물어봐라.. 해서 언니들 붙들고 물어봤더니 그 언니들 한국이 맞고 내 사정을 듣더니 오케이! 우리 할 일도 없었는데 데려다 주자! 이러면서 나를 숙소까지 데려다 줌! 그리고는 멕시칸 아저씨한테 You can go 라고 했고 나는 아저씨한테 땡큐를 외쳤다!
내 기억으로는 한 15분정도 걸어갔던거 같다. 언니들도 LA 사람은 아니고 다른 주에서 놀러왔다고 했다. 다행히 숙소에 잘 도착했는데 숙소 사장님이 안그래도 너무 늦어서 걱정하셨단다.
내가 도착한 시간이 밤 8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였던거 같다. 내가 예약한 체크인 시간은 밤 7시였는데 나는 1~2시간을 거리에서 떠돌았던거 거다. 진짜 노숙 할뻔했다. 숙소 사장님과 대화하는 사이에 언니들은 볼일 끝났다 생각하셨는지 나를 데려다 주시고는 그냥 슝 돌아서 가는거다!! 감사하다는 인사도 못했는데... (참고로 그분들은 언니들이 아닐수도 있다.. 동생들일수도.. 뭔가 말씀하시는게 되게 성숙하다 느껴서 언니들이라고 생각했던거 같다)
그때 내가 라스베가스에서 샀던 초콜릿 뭉치들이 생각나서 캐리어를 마구 뒤져서 초콜릿을 들고 언니들이 사라진 방향으로 뛰어갔다. "저기요!! 잠시만요!! "하니 언니들이 멈춰섰다.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너무 감사해요 드릴게 없어서 이거라도 드리고 싶어요!" 하고 초콜릿을 언니들 품에 던지고 숙소로 뛰어갔다.
지금 생각해도 그 언니들과 그 멕시칸 아저씨한테 너무 감사했다. 다들 잘 계시죠? 복받으시길거에요!
내가 머물렀던 LA숙소
검색해보니 지금도 있다 - 혹시 LA 여행중이시면 여기 숙소 꼭 예약하세요. 위치가 완벽한건 아니지만 어차피 우버타고 다니셔야 합니다. 정말 후회 안합니다. (역까진 걸어갈수 있는데 살짝 멀어요 - 20~30분 정도 걸어야 했던듯)
사장님이 내 사정을 (핸드폰 잃어버린거) 들으시고 혼자 온 투숙객중에 동행을 구해주셔서 같이 다니게 해주셨다. 그리고 내가 떠나기 하루 이틀전에 감자탕도 사주셔서 투숙객들 모두 같이 밥 먹고, 또 아침에 샌드위치도 해주셨는데 정말 맛있고 건강한 맛이였다. 정말 좋은 서비스랑 친절한 분들을 만나서 유난히 기억에 남는 여행이다. 아직도 평점이 아주 높게 유지되고 계신거 보니 그때 그대로의 서비스를 주시나보다. 대단하신 분이다.
참고로 내가 아무렇게나 널부려 놓은 옷도 빨래해서 깨끗하게 접어주셨다. 그때 진짜 감동 받았는데..ㅎㅎ
핸드폰이 없었으므로 사진은 없음 ㅠ..ㅠ
LA 본격여행은 2탄부터
To be continued
2023년 10월 30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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